뇌를 읽다 中
|
6장_ 학습능력을 길러라
우리의 가소적인 두뇌
뉴런은 당신이 어릴 때 굳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쳐 계속해서 새롭게 배선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신경가소성은 두뇌의 구조를 물리적으로 변화시키면서 특정 부위의 면적을 키우거나 두뇌 부위 간의 소통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평생학습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우리 가슴을 설레게 하는 현실이다.
회색질은 우리의 사고, 연산, 의사결정,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기억을 다루는 반면, 백색질은 뉴런의 연결이라는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회색질이 두뇌의 컴퓨터 같은 존재라면, 백색질은 그것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기술을 새롭게 습득하는 경우, 해당 기술에 대한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백색질의 양도 늘어난다. 이것은 두뇌 주요 영역이 서로 소통할 때 그 편의성과 속도가 향상된다는 의미다.
저글링 연구를 수행한 함부르크대학교의 아르네 메이Arne May는 〈뉴사이언티스트〉에서 “자신이 이미 잘하는 것을 연습하는 것보다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두뇌는 머리를 쥐어짜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기를 좋아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는 아세틸콜린을 촉진하는 마이네르트 기저핵을 활성화시킨다. 최고의 성과 DNA에서 A를 담당하는 아세틸콜린은 고도의 집중력과 관련 있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는 각각의 뉴런을 매끄럽게 감싸는 얇은 지방질인 미엘린의 성장을 촉진한다.
미엘린은 당신의 신경연결망을 구축하는 지방물질로, 뉴런끼리의 연결을 더욱 효율적이고 빠르게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요약하면 백색질을 희게 만드는 물질이다.
신경가소성은 어떤 운동을 실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뇌의 신체기능이 재훈련하게 해준다.
연구에서 4주 동안 신체 운동을 한 참가자들은 근력이 30퍼센트 증가했는데, 운동하는 것을 상상만 한 사람들 역시 근력이 22퍼센트나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가 운동하는 것을 생생하게 상상할 때, 동작 명령을 결합시키는 뉴런이 활성화되고 근육은 강화될 수 있다.
지속적인 학습은 당신의 전반적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 신경가소성 분야의 선구자 마이클 머제니치 박사는 학습이 두뇌 구조를 바꾸며, 그 과정에서 우리의 학습능력이 더욱 향상된다고 이야기했다.
두뇌가 어떻게 지식을 습득하는지를 자각하고, 자각한 사실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수립했다면(이것을 심리용어로 메타인지라고 한다), 당신은 이제 앞으로 이루어질 학습을 더 수월하고 효과적이게 할 강력한 도구와 기술을 손에 얻은 것이다.
신경가소성의 존속 여부는 최고의 성과 DNA를 이루는 3인방인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 아세틸콜린에 달려있다. 노르아드레날린은 당신을 기민하게 만들 것이고, 학습에서 오는 보람으로 도파민과 아세틸콜린이 분비되어 새로운 배선이 오래 지속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쁜 습관은 좋은 습관과 똑같이 손쉽게 두뇌를 바꿀 수 있다. 그러므로 당신이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정보를 배우려 한다면 좋은 출발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먼저
잘못 배운 것에서 ‘탈학습’하는 것은 무언가를 새로 배우는 것만큼 어렵거나 심지어 더 까다로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명 기업들이 대학이나 대학원을 갓 졸업한 사원을 채용하고 처음부터 그 회사만의 업무처리 방식으로 일하는 법을 배우게 만드는 이유 역시 첫 학습경험의 점착성 때문이다. 또한 최초의 경험에는 도파민을 촉진하는 참신함이 있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첫 경험에 대한 기억을 더 강렬하고 인상 깊게 만든다.
우리가 무언가를 새롭게 배울 때 뉴런은 함께 활성화 및 배선되며, 이 배선을 더 견고하게 만드는 화학반응인 장기강화현상LTPㆍ long-term potentiation이 일어난다. 뇌가 기존에 알던 상관관계를 잊고 뉴런의 연결을 끊을 때는 또 다른 화학반응인 장기약화현상LTDㆍlong-term depression이 일어난다.
신경회로망에 새로운 기억을 수용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기억을 탈학습하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
탈학습 작업을 시작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포옹 호르몬’(2장과 8장 참조)으로 유명한 옥시토신이 오래된 정보를 완전히 삭제하는 작업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연구로서 확인되었다.
양이 첫 새끼를 낳을 때는 옥시토신이 분비되지 않는다. 이 신경조절물질은 둘째 이후의 출산에만 관여를 한다. 그러나 어미 양은 아무런 문제없이 첫째 새끼와 애착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옥시토신의 역할이 새롭게 태어난 새끼를 위해 이전에 태어난 새끼와의 유대감을 없애는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즉, 옥시토신은 새롭게 학습된 행동을 촉진하는 쪽이 아닌 오래된 학습 행동을 잊는 쪽에 도움을 준다.
옥시토신은 우리의 신경경로를 더욱 순응적으로 변화시켜서 평소보다 더 순순히 학습과 탈학습에 임하게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더욱 영향을 잘 받는 상태가 되며, 그 결과 변화는 더욱 수월해진다.
신경가소성의 또 다른 함정은 뇌가 새로운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휴면 상태에 있거나 방치된 뉴런을 끊임없이 모집한다는 사실이다.
이 말은 당신이 더 이상 농구를 하지 않거나 고교 시절에 배운 외국어를 연습하지 않는다면 다른 기술이 대기하고 있다가 그 영역을 점령하고 자신의 목적에 따라 사용한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이 이 현상을 ‘실력이 녹스는 것’이라고 표현하지만, 인지과학자들은 ‘경쟁적 신경가소성’이라는 표현을 더 즐겨 쓴다.
오래된 습관들은 완고할지 몰라도, 오래된 기술들은 금세 사라질 수 있다.
오래된 기술을 다시 깨우기
과거에 학습했으나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던 기술들은 당신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희미해질 수도 있지만, 그 기술들은 잊혀진 것이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신경경로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다만 그 기술들이 차지하던 공간과 사용하던 자원의 양은 상당히 줄어들었을 것이다.
수상돌기 가시라는 주요 연결 부위가 기술이 지속적으로 연마되는지 아니면 사용 중단되는지에 따라 자라나거나 수축한다. 그러므로 당신은 오래된 기술을 다시 배울 때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배우라
학습은 본질적으로 감정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바로 열쇠다.
학습은 본질적으로 대뇌변연계에 속한 위협 및 보상회로에 의해 구동되는 감정적 과정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바로 열쇠다.
보상 반응은 위협 반응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성공적인 학습에 있어서는 훨씬 흔하고 선호되는 동력이다. 아이들이 놀이를 하거나 즐거움을 느낄 때 가장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어떤 정보를 통해 우리가 감동, 두려움, 기쁨 등의 강력한 인상을 받는다면, 이것을 기억할 확률은 일반적으로 높아진다.
학생들은 새로운 이름이 주는 자극에 이끌렸지만, 그 과정에서 수업 내용을 놓쳤다. 현혹적인 세부사항들이 꼭 필요한 정보를 가려버린 것이다.
결정권자는 최고의 성과 DNA의 D를 맡고 있는 도파민이다. 도파민은 “이것은 새로운 정보인가?”라고 질문할 것이며, 그 답이 “예”라면 전전두피질은 그 정보에 모든 신경을 집중시키고, 작업기억은 이를 유지시키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새롭기만한 정보와 정말 중요한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정보는 밀려나고 당신은 정말 필요한 내용 대신 기분 좋은 자극과 하찮은 정보만을 기억할 것이다.
전달하려는 정보에 대한 청중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업을 활기차게 만들기 위해 당신이 더한 요소가 핵심메시지와 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지해야 한다.
감정의 필수적 역할을 고려할 때, 학습을 관장하는 주요 두뇌 영역인 해마가 감정을 담당하는 부위인 대뇌변연계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타당하게 느껴질 것이다. 대뇌변연계 한쪽에 있는 이웃은 위협 반응을 주관하는 편도체이며, 다른 쪽에 있는 이웃은 보상과 관련 있는 측좌핵이라는 부위다.
해마는 정보가 감정적으로 연관성이 있는지, 그렇다면 긍정적 연관성인지 아니면 부정적 연관성인지를 확인한다. 그다음 해마는 장기기억에 이미 저장되어있던 다른 정보와 새로 얻은 정보를 비교하면서 정보가 정말 ‘새로운’ 것인지를 판별한다.
정리 먼저 하지 말자
우리가 꼿꼿이 허리를 펴고 앉아 집중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것은 새로운 내용이다. 당신이 발표를 하든 혼자 공부를 하든, 시작 단계에는 활력과 심지어 놀라움 같은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내용에 초점을 맞춰라.
주제를 바꿀 수 없다면 배경을 바꿔라
지나친 체계는 피하라
지나치게 체계적인 환경은 학습을 방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연중에 규칙을 익힐 때 효과적으로 학습을 한다.
놀랍게도 무언가의 구조가 잘 정돈되지 않고 엉성하거나 특이하며 심지어 주요 정보가 누락되었을 경우에, 이를 이해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 덕분에 그것을 기억하기가 더 쉬워질 수도 있다.
추가로 발생했던 약간의 노력, 즉 온전한 체계에 생긴 작은 구멍은 노르아드레날린의 폭발을 이끌어냈다. 이는 B열의 단어를 더 잘 기억하게 만드는 적정량의 매력을 더해주었다. 약간의 불확실성은 우리 마음속에 더욱 잘 점착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친구와 함께 학습하라
혼자보다는 여럿이서 학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학습동료나 친구 등, 타인과 함께 학습할 때 일어나는 사회적 상호작용은 옥시토신의 분비를 촉진한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하라
무언가를 배울 때는 커다란 학습 과제를 감당할 수 있는 작은 부분으로 나누고,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기억이 정리할 수 있도록 틈틈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자잘한 사항들을 하나로 묶는 큰 그림인 ‘의미’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라. 그렇게 하면 당신이 배워야 하는 수천 가지의 내용들은 덜 위협적이고 더 기억하기 좋게 다가올 것이다.
다양한 형식의 학습을 이용하라
실제로 우리의 학습에 더 많은 두뇌 영역이 연루될수록 우리가 학습한 내용을 기억할 확률도 높아진다.
직접적인 면대면 대화에서 두뇌는 대화 내용 이외에도 대화의 방식(목소리, 성량, 어투 등), 상대방의 얼굴 표정, 자세, 대화 장소, 대화 시간, 심지어 날씨 같은 요소까지도 함께 저장해둔다.
확률을 높여라
충분한 수면을 취하라
잠은 혈액 내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양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학습과 기억력에 필요한 새로운 신경세포의 성장을 촉진한다. 또한 수면은 최근 배운 정보 중에 무엇을 장기기억에 저장하고 무엇을 폐기할지 결정하는 해마를 돕기도 한다.
운동하라
춤이나 테니스 같이 다양한 신체 부위 간의 협응과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활동은 도파민(당신이 재미를 느낄 때 분비됨)과 아세틸콜린(당신이 주의를 집중하고 현재에 충실할 때 분비됨)을 촉진한다. 두 신경전달물질은 모두 해마가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배움에서 가르침까지
이야기를 들려줘라
감정적 연관성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이야기를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 뇌의 디폴트 네트워크는 서사적 네트워크라고 불린다. 이름이 이렇게 붙여진 이유는 우리가 뇌를 이해시키기 위해 개별적인 사건을 연결함으로써 과거를 돌아볼 뿐 아니라 미래를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이야기는 보통 보상이나 위협 반응을 일으킨다. 이야기는 우리의 감정을 활성화하고 정보수용력을 높인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들을 때 자신의 삶과 경험에 연결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가 자신이 속한 사회적 그룹 내의 타인과 감정적으로 연관된다고 생각할 때 이야기에 더 잘 이끌린다.
당신이 강조하고 싶은 핵심포인트를 이야기를 통해 전달할 수 있다면, 청자가 당신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기억할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혐오학습을 활용할 때는 주의하라
부정적 학습은 몸에 깊게 밴 행동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창의적인 해결책을 유도하는 데는 쓸모가 없다.
우리의 건강과 안전이 걸린 상황이라면 공포 조건화fear conditioning가 문자 그대로 삶과 죽음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이 규칙이나 법을 어길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야 하는 상황에서도 부정적 학습이 가치를 발할 수 있다.
'독서 >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뢰 구축을 위한 상호작용 스카프(SCARF) 모델 (0) | 2019.12.07 |
---|---|
최고의 팀을 위해 꼭 알아야 할 4가지의 생물학적 성격 유형 (0) | 2019.12.04 |
창의력을 발휘하고 싶다면 당신의 무의식을 해방하라 (0) | 2019.11.29 |
인생 목표, 새해 다짐 달성하는 최고의 방법 (0) | 2019.11.29 |
완전한 집중, 몰입을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 (0) | 2019.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