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는 글
카테고리가 진화를 거듭할수록, 제품들 간에 차이를 인식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이는 곧 브랜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p.30)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내가 들려주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책을 읽는 동안 여러분의 머릿속에 떠오르게 될 획기적인 아이디어들이라고 할 수 있다. (p.40)
1. 경쟁하는 무리들
Chapter 1-경쟁의 본능
바로 여기에 앞서 얘기한 '일반적인 설명방식'의 중요성이 등장한다. 어떤 대상을 설명하기에 앞서, 핵심 개념들 몇 가지를 정해 놓으면, 이를 중심으로 다른 어휘를 선택하고 조합해 나갈 수 있다. (p.46)
포지셔닝 맵은 시장에서 특정 브랜드 혹은 제품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드러내며, 소비자들 역시 이에 따라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의 정체성을 개략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제품 카테고리별로 포지셔닝 맵을 작성해 봄으로써, 기업은 자신과 경쟁자들의 강점과 약점을 한눈에 파악해 볼 수 있다. (p.50)
평가 시스템이 더욱 구체적인 형태로 자리를 잡을수록, 개척자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기 마련이다. 즉, 무언가를 평가하려는 시도는 결국 그 속의 다양한 구성요소들을 비슷비슷한 존재로 만들어버린다.(물리학에서도 관찰하는 행위가 관찰 대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관찰자 효과observer effect'라는 유사한 개념이 있다.) (p.53-54)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차별화는 곧 포기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를 포기해야 한다. 특정 분야에서 최고의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 다방면의 교수들을 두루두루 초빙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브와 발리가 주 무기인 테니스 선수는 굳이 스트로크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 대부분은 이러한 사실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만약 중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설문조사를 활용해도 좋다. 하지만 '최고'가 되기를 원한다면, 설문조사에 집착하는 태도는 가급적 멀리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p.57)
여기서 문제는 진정한 차별화, 즉 지속적으로 유지가능한 차별화는 이러한 평준화와는 정반대의 길로 나아가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즉, 차별화란 불균형의 상황을 더욱 불균형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p.61)
다시 말해, 경쟁이 치열할수록 그리고 구성원들이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을수록, ⑴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도 무리의 움직임에 동조를 하고, 그리고 ⑵더 많은 기업들이 무리의 움직임으로 합류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p.64-65)
경쟁이 치열한 시장일수록, 기업들은 더욱더 비슷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최소한 소비자들의 눈으로 볼 때, 이러한 성향은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p.67)
손에 잡히는 정의가 존재하지 않을 때, 우리들은 혼란스러운 느낌을 받는다. 마치 고층빌딩에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일하는 인부가 된 느낌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이는 반드시 나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특히 구성원들의 다양성과 창조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구체적인 정의가 없는 상태가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p.70)
Chapter 2-진화의 역설
결론적으로 진화는 좋은 것이면서 동시에 나쁜 것이기도 하다. 미래는 하루빨리 맛보고 싶은 달콤한 열매이면서, 가능한 미뤄두고 싶은 숙제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는 미래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어떤 때는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가, 때로는 비관적으로 보기도 한다. 미래를 열망하다가도, 갑자기 두려워지기도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미래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이중적이고 모순적이다. 현대인들은 변화를 갈망하면서도, 지금 자신이 있는 방식을 고집하기도 한다. (p.77)
추가적 확장이란, 기존 제품의 특성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려는 마케팅 전략을 의미한다. (p.79)
증식적 확장이란 소비자들의 선택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을 말한다.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등장한 제품들은 모두 저마다의 새로운 가치를 담고 있다. (p.80)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러한 기업의 노력에 그다지 큰 감동을 받지 않는다. 나는 동료들로부터 종종 이런 얘기를 듣는다. "그 기업에서 이번에 신제품을 출시했더구먼. 근데 나는 좀 더 기다려 볼 거야. 아마도 내년엔 더 획기적인 제품이 나올 것 같아서 말이야."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앞으로 당연히 더 좋은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들이 끊임없이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p.84)
행복의 쳇바퀴란, 어제 큰 기쁨을 느꼈던 상황을 오늘은 그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인간의 심리적인 메커니즘을 의미한다. (p.85)
추가적 제품 확장의 전반적인 과정 (p.86)
1. 기업이 신제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안한다.
2. 소비자들은 새로운 만족감을 얻는다.
3. 경쟁 기업들이 그 기업의 제품을 모방한다.
4. 카테고리 전반적으로 제품확장이 나타난다.
5. 소비자들의 만족수준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신제품에 대한 만족감은 줄어든다.
6. 제품확장이 경쟁의 필수 조건이 되면서, 기업들은 더 많은 투자를 퍼붓는다.
7. 다시 1번으로 돌아간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제품확장이란 경쟁 상황을 악화시키는,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접근방식이다. 한 카테고리 내에서 제품 확장이 보편적으로 나타날수록, 소비자들은 기업들의 노력과 투자에 더욱 무감각해지게 된다. (p.87)
이러한 초세분화 현상은 카테고리 내에서 두 가지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진다. 첫째, 유사제품들의 수가 엄청나게 많아진다. 둘째, 실질적인 차별화가 사라지게 된다. 결론적으로, 증식적 확장 역시 추가적 확장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경쟁 환경을 악화시키는 데 기여한다. (p.89)
마케터들이 스스로 자유롭게 시간을 왔다갔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반복해서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과거-현재-미래를 동시에 이동할 수 있다면, 과잉경쟁이 결국에는 파멸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의 치열한 경쟁에서 남는 것은 오직 자기파괴뿐임을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고의 미래와 최선의 미래의 차이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의 결단에 달렸다는 절박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p.97)
Chapter 3-카테고리 평준화
온라인 세상에서 이러한 글들이 모두 모여 한 사람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이러한 글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볼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인 셈이다. 온라인 공간의 이러한 특성은 분명 비즈니스 세계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그 이유는,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열린 공간으로 뛰쳐나온다는 사실 때문이다. (p.100)
이 글에서 우리는 브랜드의 역할이 완전히 거꾸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원래 브랜드라 함은, 기업이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가장 전면에 내세우는 이미지를 말한다. 하지만 위에서 글쓴이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여러 가지 브랜드를 언급하고 있다. 사람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글이나 사진을 올린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들은 자신의 사회적 이미지를 온라인 공간에서 형성하기 위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는 사실이다. 한 사용자가 그냥 무심코 "난 커피랑 컨버스 운동화 없이는 살 수 없어."라는 글을 올렸다고 해도, 여기에는 분명히 어떠한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에 올라온 글들을 하나씩 찬찬히 훑어가다 보면, 사람들이 마치 홍보 전문가처럼 자신을 알려 나가기 위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p.102-103)
결론적으로 말해서, 브랜드 충성도는 소비자의 '열정'과 '상대평가'로 이루어져 있다. 기업의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여기서 마케터들이 추구하는 소비자는, 브랜드에 대한 열정뿐만이 아니라, 상대평가를 위한 다양한 지식을 확보하고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p.106)
하지만 패션, 구두, 액세서리 등 유행에 민감한 카테고리에서는 브랜드 충성도가 비교적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카테고리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취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소비자들도 일상적인 카테고리에서는 그 정도의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지 않는다. (p.107)
이처럼 카테고리 내 차별화가 희미해지기 시작할 때, 소비자들은 그 카테고리를 거시적인 차원에서 바라보려고 한다. 다시 말해, 그 카테고리 내 다양한 기업들의 전략들을, 개별 브랜드의 관점이 아니라, 하나의 카테고리 차원에서 이해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브랜드에 대한 구체적인 특성은 외면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숲을 바라보게 되면서, 그 속에 있는 나무들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p.111)
그리고 여기서 과잉성숙 단계로 인한 두 번째 현상이 나타난다. 소비자들의 애착은 이제 특정 브랜드가 아니라, 특정 카테고리에 대해서 나타나게 된다. 밀러, 쿠어스, 버드와이저의 차이는 더는 소비자에게 큰 의미가 없다. 오직 맥주라고 하는 하나의 카테고리만이 의미가 있을 뿐이다. (p.111)
첫 번째 부류는 '카테고리 전문가'이다. 그들은 카테고리에 대해 강한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제품들 간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해 낼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도 갖고 있다. 하지만 애정과 지식이 있다고 해서, 특정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브랜드들을 까다롭게 선택한다. 그리고 다양성을 추구하면서, 여러 가지 브랜드 제품들을 동시에 소비하기도 한다. 이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아니라, 카테고리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들이다.
두 번째 부류는 '기회주의자'이다. 이들은 특정 브랜드에 집착하지 않고, 동시에 카테고리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카테고리 전문가들과 비슷하다. 다만 그들과 다른 점은, 그 카테고리에 대한 열정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기회주의자들은 거래 자체를 중요시한다. 예를 들어, 쿠폰을 모으고, 세일 행사를 쫓아다니고, 마일리지 적립에 관심을 보인다. 그들은 때때로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고, 현실적인 차원에서 카테고리를 바라보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대적인 측면에서 카테고리에 대한 충성도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세 번째는 '실용주의자'이다. 실용주의자는 브랜드 간의 차이에 별 관심이 없다. 그들은 최근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 상황을 파악하는 데 별 관심이 없다. 그들은 차별화에 대해 다분히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소비를 할 때 일반적으로 습관, 가격, 편리함과 같은 부분을 중요시한다. 이러한 성향이 심화되면, 카테고리를 하나의 브랜드처럼 대하게 된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선택에서의 의욕상실choice demotivation'이라고 한다. 이는 선택의 폭이 넓을수록, 자신의 선택에 대해 관심을 덜 가지게 되는 심리적인 기제를 의미한다.)
네 번째 부류는 '냉소주의자'이다. 이들은 마지못해 억지로 이끌려 가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시장에 참여하기를 두려워한다. 때로는 자신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사실에 불평을 하지만, 언제나 카테고리 아웃사이더로 남고 싶어 한다. 카테고리에 대해 그들은 싫증을 느끼고, 불편해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은 특정 물건을 사러 매장에 들어가더라도, 가능한 빨리 빠져나오고 싶어 한다.
마지막 부류는 '브랜드 로열리스트'이다. 이들은 특정 카테고리 속에 수많은 경쟁 브랜드들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브랜드에 대한 강한 애착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가령 HP 컴퓨터나, 하겐다즈 아이스크림만을 고집한다. 하지만 과잉성숙 단계에 접어든 경우, 그들의 취향은 일반 소비자들 눈에 괴상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이들은 대부분의 카테고리 내에서 극소수를 차지하고 있다. (p.115-117)
하지만 그중에서 하나 분명한 것은,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하기가 계속해서 힘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체성을 드러내는 통로, 그리고 문화적 언어로서 소비가 현대인의 삶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p.118)
Chapter 4-경쟁 무리에서 탈출하는 방법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브랜드는 바로 만화와 같은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소비자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기대들을 한순간에 무력화시킨다. 그리고 전혀 차원이 다른 가치를 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기대가 마치 아무런 의미가 없는 양 만들어 버린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현실적인 한계를 과감하게 떨쳐버린다. (p.127-128)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이러한 브랜드들이 제안하는 새로운 가치는 기존의 경쟁자들이 내놓았던 가치들보다 좋다 혹은 나쁘다고 수직적으로 비교,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것은 이들 브랜드가 제시하고 있는 것은 수직적인 비교를 벗어난, 수평적인 차별화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뒤엎는, 그리고 경쟁 무리로부터 벗어나는 진정한 차별화이다. (p.128)
이러한 점에서 나는 그들을 '아이디어 브랜드'라고 부른다.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구태의연한 시장조사를 기반으로 그저 그런 제품들을 만들어내는 브랜드가 아니다. 그들은 불확실하고 모순적이라고 하더라도, 창조적인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브랜드들이다. (p.128)
물론 이러한 분류 방식 역시 다분히 주관적이고 자의적일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가 선택한 브랜드, 그리고 그 분류 방식은 결코 객관적이거나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나의 접근방식은 이러한 브랜드들이 경쟁 상황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p.131-132)
2. 경쟁은 없다
Chapter 5-역 브랜드
여기서 말하는 '역포지셔닝 브랜드reverse-positioned brand'란, 아주 독특한 아이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결단을 내린 아이디어 브랜드를 의미한다. 그들은 기존 브랜드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요소들을 과감하게 삭제하기로 결정을 내린 용기 있는 브랜드다. 역 브랜드들은 다른 기업들이 예라고 할 때, 아니오를 외친다. 그것도 구차한 변명 없이 너무나도 당당하게! (p.139)
역 브랜드들은 핵심에서 벗어난 모든 부가적인 가치들을 털어내고, 혁신적인 조합을 통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 이들은 자칫 그동안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았던 가치들을 기발한 방식으로 결합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시장에서 자신들만의 고유한 입지를 마련한다. (p.140)
기업들은 대부분 소비자들이 항상 불만족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오히려 과잉만족over-satisfied의 상태에 빠져 있다고 생각을 한다. 즉, 역 브랜드들은 과잉성숙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그들 스스로 별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둘러싸여 있다고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처럼 역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을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기존 가치들을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는 대신, 넘쳐나는 가치들을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고 이를 창조적인 방식으로 재조합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p.144)
다만 오늘날 역 브랜드들이 하고 있는 일은, 기존의 가치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부가적인 가치들을 없애고, 여기에다가 예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집어넣는 방식으로 새로운 가치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p.144)
그것은 가구 매장의 친절한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쇼핑을 하는 내내 냉소주의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사실이다. 매장의 과잉친절은 때로는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드넓은 가구의 바다를 보는 순간, 소비자들은 막막함을 느낀다. 그리고 계속해서 따라다니는 매장 직원들 때문에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평생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직원의 말에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기도 한다. (p.146)
이케아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의해야 한다면, 나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이케아는 모순된 가치들을 당당하게 주장하는 브랜드이다." 그들은 인색하면서도 후하다. 아니오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예라고 대답한다. 많은 것을 없애 버리고, 동시에 많은 것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모순된 가치를 제안하면서도, 그것들을 조화시키는 비밀스런 노하우를 뽐내고 있다. (p.149)
하지만 이케아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소비자들의 심리는 복잡하고 아이러니하다. 즉, '더 많이'를 통해 만족을 느끼기도 하지만, '더 적게'를 통해서 더 큰 만족을 얻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많은 것들을 없앰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는 역 브랜드의 성공이 가능한 것이다. (p.151)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넘쳐 나는 풍요의 바다 속에서 단순함의 자유를 다시 찾는 것이다.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넘쳐 나는 과잉만족의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마음의 휴식을 원하고 있다. 다시 말해, '더'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덜'을 요구하고 있다. (p.155)
하지만 역 브랜드의 사례들을 통해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은 분명 카테고리의 진보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한 걸음 물러서고 있지만, 이를 통해 두 걸음을 나아간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역 브랜드들은 분명 카테고리의 진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p.155)
실제로 오늘날 역 브랜드들이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 브랜드들 역시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새로운 가치들을 하나씩 드러내고 있다! (p.156)
마지막으로, 역 브랜드는 한쪽으로 치우친 브랜드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이케아, 구글, 인앤아웃 역시 한쪽으로 치우친 브랜드이다. 이러한 브랜드들의 문제점은, 항상 균형을 맞추라는 압박을 받는다는 것이다. (p.157)
Chapter 6-일탈 브랜드
하지만 소니는 이러한 기술적인 부분을 강조하지 않았다. 대신 귀엽고 장난꾸러기에다가 감성을 지닌, 그리고 생명체와 가까운 존재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p.162)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카테고리를 구분하는 기준은 피상적이고 자의적인 것을 넘어서서, 때로는 완전히 불합리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업의 마케터들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기준을 그냥 우습게 넘겨서는 안 된다. 그것은 바로 이와 같은 분류기준이 소비 패턴에 실질적인 영향을 강력하게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p.165)
이 점이 바로 내가 아이보를 '일탈 브랜드breakaway brand'라고 부르는 이유다. 소니는 소비자들이 카테고리를 구분하는 기준이 지극히 피상적이고 주관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그러한 기준이 소비 패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소니는 소비자들의 카테고리 개념 속으로 파고들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심어놓았다. (p.167)
일탈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태도를 바꾼다.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일탈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호감을 느끼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만든다. (p.169)
일탈 브랜드들의 사례에서 발견하게 되는 놀라운 사실은, 본질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소비자들이 카테고리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그러한 고정관념들이 얼마나 쉽게 허물어질 수 있는지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일탈 브랜드들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기존의 제품과는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 속으로 집어넣어 버린다. (p.170-171)
'차별화differentiation'라는 말은, 기존의 개념에 새로운 의미를 추가함으로써 변화를 만들어내는 시도를 의미한다. 그렇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차별화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나의 기업이 차별화를 추구하고자 한다면, 우선 기존의 카테고리가 확고하게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내놓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차별화는 스펙트럼의 형태로 나타난다.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에 따라, 차별화의 수준은 양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정도로 나타날 수 있다. (p.175)
여기서 일탈 브랜드는 스펙트럼의 극한을 달린다. 기존 카테고리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그 경계의 가장자리에 최대한 가깝게 포지셔닝한다. 그리고 기존의 경계선을 끊임없이 밀고 나간다. 이러한 차원에서 일탈 브랜드는 기존 카테고리 내부에 존재하면서, 동시에 외부에 존재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p.175)
하지만 일탈 브랜드들은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를 활용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무언가를 이해하기에 앞서, 먼저 이를 분류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대신, 이러한 성향이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유인을 하는 것이다. (p.177)
일탈 브랜드들은 이러한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을 설득한다. 그들은 소비자들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다양한 고정관념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또 하나의 새로운 카테고리로 이동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 (p.178)
일탈 브랜드들은 어울리지 않는 가치들을 창조적으로 조합함으로써 새로운 카테고리 개념을 보여 준다. (p.181)
여기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카테고리들 간의 경계는 절대적인 것도 그리고 신성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경계는 탄력적이고 얼마든지 변화가 가능하다. 관점의 전환만 있다면, 어떤 제품은 A 카테고리에서 B 카테고리로 자유롭게 넘어갈 수 있다. (p.182-183)
결론적으로 말해서, 일탈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그것은 카테고리의 경계를 무력화시킨다는 것이다. 일탈 브랜드들은 카테고리의 한계에 도전한다. 그리고 우리들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카테고리에 대한 고정관념이 얼마나 피상적이고 자의적인 것인지를 고발하고 있다. (p.183)
나는 학생들에게 이 점을 특히 강조한다. 일탈 브랜드들은 대부분 기존의 카테고리 안에 새로운 하위 카테고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카테고리는 기존의 카테고리에 새로운 생명과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방향으로 카테고리를 이끌어나간다. (p.184)
Chapter 7-적대 브랜드
학생들은 놀라울 정도로 꿈과 희망을 주는 광고들에 비판적이었다. 그들은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어가며 다양한 방식으로 비판을 했다. 그리고 "단점은 눈 감고, 장점은 과대 포장하는" 기업의 광고 전략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믿음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감을 하고 있었다. 어떤 학생은,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아먹으려는 속셈을 숨긴 채, 감동적인 장면으로 억지스런 광고를 만드는 것은 지극히 위선적인 접근방식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190-191)
적대 브랜드란 소비자들에게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브랜드를 말한다. 그들은 고객들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기는커녕, 손님들을 문전박대한다. 그리고 마케팅 교과서를 펼쳐 들고, 거기에 적힌 내용들을 모조리 거꾸로 실천한다. 이러한 점에서 적대 브랜드의 마케팅을 '안티마케팅anti-marketing'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p.192)
우리는 여기서 톰 소여가 다른 친구들이 페인트를 칠하지 못하도록 했던 역심리학reverse psychology의 개념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즉, 접근성을 어렵게 함으로써 그 매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미니쿠퍼는 한발 더 나아갔다. 미니쿠퍼는 자동차의 단점을 노골적으로 강조했던 것이다. (p.198)
그들은 지나치게 솔직하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메시지를 던진다. (p.198)
하지만 대부분 그러한 행운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에, 적대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약을 올리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단점을 감추려고 하기보다 오히려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는 진리를 적대 브랜드들은 잘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느낌을 만들어내기 위해, 심리적인 부조화를 계속해서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p.198-199)
그들은 자신의 정체를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그냥 포기해 버린다. 그들이 구사하는 마케팅 전략은 바로 '안티마케팅'이다.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는 브랜드들은 너무나도 용감하게 "싫으면 그냥 떠나세요."라고 외친다. 그들은 타협을 거부한다. 아첨도 거부한다. 그리고 제품을 포장하려는 그 어떠한 노력도 거부한다. (p.200)
소비자들은 적대 브랜드들이 그어놓은 선을 기준으로, 이쪽이나 저쪽을 선택해야 한다. 그 선 앞에서, 소비자들은 고민에 빠진다. 이러한 차원에서 적대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더는 단순한 소비 행위가 아니다. 이는 적대 브랜드를 지지하는 편에 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버켄스탁 슬리퍼를 신거나 미니쿠퍼를 몰거나 혹은 레드불 음료를 마시는 일은, 이제 단순한 소비의 차원을 넘어서 자신의 개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소비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사실 우리 모두는 적대 브랜드의 이러한 역할을 무의식적으로라도 잘 이해하고 있다. (p.202)
적대 브랜드들은 사회적인 분열을 조장한다. 즉, 적대 브랜드들은 오늘날의 소비문화를 비균형적 그리고 비대칭적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기존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을 군중의 일부로 숨겨 주는 역할을 했다면, 적대 브랜드들은 개성을 더욱 강렬하게 드러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p.203)
적대 브랜드의 마니아들에게는 그 브랜드의 제품을 손에 넣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 된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적대 브랜드는 경제적인 수준과는 무관한 명품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p.207)
바로 이러한 이유로 나는 적대 브랜드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어떤 적대 브랜드들은 나를 유혹하는 반면, 다른 적대 브랜드들은 나를 무시한다. (p.208)
그렇지만 분명한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소비자들을 차별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적대 브랜드의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점에서 적대 브랜드는 일종의 문신이다. (p.209)
하지만 적대 브랜드들이 번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적인 인식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합의와 통일이 없어도 우리 사회가 잘 굴러갈 수 있다는 관용적인 문화가 사회에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p.210)
적대 브랜드들은 사회적인 논쟁을 통해 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적극적으로 사회적 담론들을 만들어나간다. 그들은 합의를 따분하게 여기며 싸움을 좋아한다. (p.210)
이러한 소속감은, 특히 소수에 속해 있을 때 더욱 강하게 발현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적대 브랜드는 문화적 윤활제와 같은 사회적인 역할을 한다. 적대 브랜드 지지자들이 서로 만나는 순간, 그들은 브랜드 충성도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강한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 (p.211)
실제로 베네통은 구체적인 제품 이미지는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직 추상적인 이미지만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베네통의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그들이 내세운 이미지들은 사회를 통합하기보다 분열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즉, 평화적이라기보다는 전투적이며, 긍정적이라기보다는 부정적인 광고 전략이었다. (p.213)
음유시인의 마케팅minstrel marketing이란 앞서 지적했던 것처럼,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하는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을 의미한다. 음유시인의 마케팅 전략을 추구하는 브랜드들은 비현실적이고 극단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한다. 그들은 티끌 한 점 없는 순수한 세상을 소비자들에게 보여 준다. (p.215)
하지만 오늘날 소비자들은 사회적인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브랜드들에 더 열광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줄을 서서 기다리라고 명령하는 오만한 브랜드에 더 끌린다. 수업시간에 한 학생은, 안티마케팅이란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에 싫증이 난 소비자들을 위한 탈출구 같은 것이라고 얘기를 했다. (p.215)
Chapter 8-디퍼런스
친숙한 환경에서 우리는 편안함을 느끼지만, 그 대신 어떤 새로운 자극도 받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친숙함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선물을 곧잘 잊어버리고 만다. (p.219)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 교수 엘렌 랑거는 '무심함mindlessness'의 개념에 대해 "아무런 의식적인 노력 없이 자동적으로 흘러가는 심리적인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녀가 말하는 무심함은 오랜 학습의 산물이다. 특정한 자극-반응의 메커니즘이 장기간 지속되다 보면, 더는 아무런 집중을 하지 않고도 행동할 수 있는 무심함의 경지에 오르게 된다. 랑거 교수가 말하는 무심함을 나의 표현으로 바꿔본다면, "넘치는 음과 부족한 양의 조합이 빚어내는 무감각한 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p.221)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음과 양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다. 친숙함이 음이라면 생소함은 양이다. 음과 양이 균형을 이루어야 세상의 모든 일이 조화롭게 돌아간다. 균형이 잡힌 환경 속에서 우리는 편안함과 흥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p.222)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아이디어 브랜드의 핵심 전략이다. 그들은 경쟁이나 비교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불만과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그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는 것이다. (p.223)
아이디어 브랜드의 첫 번째 유형인 역 브랜드는 제품확장을 거부한다. 두 번째인 일탈 브랜드는 카테고리의 경계를 극한으로 밀고 나가면서 새로운 하위 카테고리를 창조한다. 마지막으로 적대 브랜드는, 손님이 왕이라는 비즈니스 세계의 절대적인 진리를 무시한다. (p.223)
할리는 시장의 변화를 따라잡기보다, 과거의 빛나는 판타지를 부활시키고자 했다. 그리고 할리는 이를 위한 체계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HOG 클럽을 조직하고, 다양한 경주 대회를 후원했다. 이를 통해 할리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점점 잊혀 가고 있던 판타지를 일깨우고자 했던 것이다. (p.229)
도브의 리얼뷰티 광고는 일반 여성들이 실현할 수 있는 차원에서 아름다움의 개념을 재정의하고자 하였다. 리얼뷰티 시리즈 광고를 통해, 도브는 당시 대부분의 미용 브랜드들이 추구하고 있던 아름다움의 실체를 고발했다. 또한 그들은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 여성들을 광고에 등장시켰다. (p.231)
첫째, 차별화의 개념은 실제 사례를 통해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차별화를 이론적으로 정의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실제 사례를 통해 우리는 그 실체에 보다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p.234)
둘째, 차별화는 아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현재의 시장 상황을 주의 깊에 들여다본다면, 기존의 흐름에 거꾸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이 무수히 많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p.234)
즉, 차별화의 시도가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켜야 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브랜드들이 차별화를 추구해 왔다. 하지만 그중 일부만이 진정한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사회적인 공명을 일으킨 브랜드들이다. (p.235)
많은 기업들이 별다른 고민 없이 차별화 작업을 시도한다. 이들의 차별화는 점심시간에 텀블링을 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시도를 진정한 차별화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반면 도브, 할리 데이비슨, 애플과 같은 브랜드는 진정한 차별화로 인정을 한다. 이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p.238)
3. 미래의 비즈니스
Chapter 9-거꾸로 읽는 경영학
그는 주변의 사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명illuminating하기 위한 것이라고 대답을 했다. "나는 100% 정확한 대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틀린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걱정은 절대 하지 않아. 분명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아마도 한 마디의 말도 할 수 없을 거야. 내가 추구하고 있는 건 말이지, 100%의 정답이 아니라, 2%의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보여 주는 거야. 다른 사람들이 미처 찾아내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해 내는 것이지. 그러자면 지금까지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을 찾아내야 해." (p.246)
진리는 마치 공기와도 같다. 잡으려고 손을 움켜쥐는 순간, 그냥 날아가 버리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사실은 내가 내린 결론이 참인지 아니면 거짓인지가 아니라, 확고한 진리를 거머쥘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행동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지적 범위를 훌쩍 넘어서 있다. 인간의 행동은 우주와도 같은 존재이다. (p.246)
실제로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쟁자를 따라잡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을 낭비하면서 원래의 목표를 잃어버리고 있다. 차별화를 추구하면서, 차별화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p.252)
진정한 의미의 혁신은 '확장'이 아닌 '제거를 통해 가능하다. ... 다음으로 진정한 혁신은 분열을 통해 이루어진다. ... 마지막으로 혁신은 변형transformation을 통해서 가능하다. (p.253-254)
이들이 변형한 것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다. (p.254)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지배하고 있는 '점진적 수정'의 수준을 뛰어넘고자 한다면, 시장조사를 통해 얻은 단편적인 데이터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p.260)
마케터들에게 시장조사 데이터는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통계 수치만 들여다보다가는 더욱더 중요한 통찰력을 놓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마케터들은 누구보다도 더 균형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해야 한다. (p.263)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데이터나 논리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하는 신비로운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복잡하고 모순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기꺼이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가치를 제안한다.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인간을 이해하고, 그리고 인간의 관심을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개발해 나가고 있다. (p.265)
Chapter 10-미래의 아이디어 브랜드
"차별화는 전술이 아니다. 일회적인 광고 캠페인도 아니다. 그리고 혁신적인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아니며,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아니다. 진정한 차별화란, 말하자면 새로운 생각의 틀이다.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인정하는 태도이다." (p.267)
가완디가 말하는 '긍정적 일탈positive deviants'이란, 동일함이라고 하는 지배적인 무리들 속에서 빠져나와, 전통적인 방식과 고정관념을 거부하면서 새롭고 혁신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소수들의 도전을 의미한다. (p.268)
나의 경우, 그것은 바로 '여백'이다. 온갖 소란, 흥분, 활동, 자극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가장 희소성이 높은 가치는 '침묵'이 아닐까 한다. 수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갖가지 이벤트를 벌이고 있을 때,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차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조금의 여유다. (p.270)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사람들을 들라면, 나는 단연코 아이들을 꼽을 것이다. 아이들은 논리적이지도 않고 경험도 부족하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다. 그들은 자유롭게 상상하고, 편견 없이 세상을 본다. 새로운 물건을 발견해도 순수한 눈빛으로 들여다본다. 아이들의 머릿속은 언제나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p.271)
차별화란 일탈이자 변화다. 지금까지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모험이다. 그리고 동시에 차별화란 우리의 내면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기도 하다. (p.272)
앞으로 기업은 추상적인 차원의 소비자 군중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실제의 소비자들과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p.272)
마지막으로, 차별화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행동과 생각을 받아들임으로써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아가는 통찰력이다. (p.273-274)
부록 - 아이디어 브랜드 사례연구
내가 구글에 대해 가장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사용자들 대부분이 구글이 어떻게 해서 돈을 버는지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구글의 프론트페이지는 극단적으로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한마디로 텅 비어 있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거기서 상업적인 냄새를 좀처럼 맡지 못한다. 하지만 광고효과를 놓고 볼 때, 구글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사이트도 없을 것이다. 자신의 이미지를 상업화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만들었다는 차원에서, 구글은 카테고리 킬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의 한 기사는 구글을 "검색엔진을 가장한,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온라인 광고대행사"라고 언급하고 있다. (p.279)
"특히 모든 좌석이 평등하다는 사실이 나는 마음에 든다. 이는 인터넷의 민주주의와도 일맥상통한다. 젯블루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p.283)
나는 아이보의 사례를 통해, 사고의 전환으로 얼마든지 제품의 단점을 장점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까지 바꾸어놓을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p.287)
풀업스의 광고 카피는 "이제 다 큰 아이랍니다."였다. 이는 심리적인 차원에서 기존의 기저귀와 차별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p.288)
"어릴 적 품었던 판타지와 상상력을 간직하고 있다면, 미국이든 스위스든 모든 시장에서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습니다." (p.291-292)
우리는 이러한 설문조사에 관심이 없습니다. 대신 소비자들의 생각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장려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소비자들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스스로 정확히 파악하기 전에, 우리는 바로 그러한 제품을 내놓아야 합니다. (p.294)
확실한 사실 한 가지는, 구체적으로 정의해 보려고 시도하면 할수록, 레드불이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는 점점 더 모호해진다는 것이다. (p.297)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우리 옷을 소화하지 못해요. 그래서도 안 되죠. 저희가 아이들을 차별하고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p.302)
브랜드를 기반으로 하나의 '문화'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은 ... 그냥 물건을 판매하는 일보다 더욱 값진 것이다. _제임스 로우더, 사치 앤 사치Saatchi&Saatchi (p.304)
* 주관적 독자 시점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벌써 이 책을 여러 번 읽었을 정도로요.
멀지 않은 과거에 '덕후'가 가지는 경제 효과에 대한 분석과 함께, 덕후스러운 느낌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기조의 트렌드가 있었습니다. 현재까지도 그러한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드러난 기업들의 마케팅 사례들은 마치 덕후들의 심리를 묘하게 건드리는 구석이 있다는 점에서
꼭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책에 대한 정보는 아래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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